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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사랑] 운남육군강무학교 (2006. 12. 6. 조선일보)
관리자  2007-01-07 12:47:25, 조회 : 4,129, 추천 : 442

[이덕일사랑] 운남육군강무학교


지금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 운남성(雲南省) 곤명(昆明)까지 직항으로
4시간 반 정도면 갈 수 있지만
대한민국 초대 국무총리가 되는 이범석(李範奭)은 1916년 봉천(奉天·장춘)에서
상해, 홍콩과 베트남의 통킹·하노이를 거쳐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1921년 1월 상해를 떠난 김좌진의 종제 김종진(金宗鎭)이 홍콩과 베트남을 경유해
곤명에 도착한 것은 그해 4월이었으니 두세 달 남짓 걸린 여정이었다.
배달무(裵達武)·김정(金鼎)·김세준(金世晙)·최진(崔震) 등과 함께 간 이범석은 자서전 ‘우둥불’에서 “운남성에 들어가자면 패스포트를 네 번이나 위장해야 하고 돈을 바꿔야 했다”라고 썼다.


이들이 이런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곤명까지 간 것은 그곳에 운남육군강무학교,
즉 운남육군군관학교가 있기 때문이었다.
외국인인 이들이 군관학교를 겨냥할 수 있었던 것은
예관(?觀) 신규식(申圭植)이 손문(孫文)을 통해
운남성 독군(督軍) 당계요(唐繼堯)에게 추천해 주었기 때문이다.
신규식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손문이 이끄는 동맹회(同盟會)에 가입하고
신해혁명에도 참가한 관계로 손문과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다.


이범석은 ‘우둥불’에서 운남의 떡이 우리 인절미와 비슷하며,
운남의 김치도 우리나라 무김치와 비슷하다고 회고했다.
우리 민족과 비슷한 풍습이 많은 것은 운남성의 주요 민족이
우리처럼 흰색을 숭상하는 백족(白族)인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범석과 김종진은 졸업 후 운남성에 남으라는 당계요의 권유를 뿌리치고 만주로 향한다.
이들이 군관학교에 간 것 자체가 항일 무장 독립투쟁을 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이범석은 만주의 신흥무관학교와 김좌진이 이끄는 북로군정서 사관 연성소의 교관을 맡아
후학들을 가르치다가 이들과 함께 1920년 청산리 대첩에 참가해 큰 공을 세운다.
김종진 역시 만주로 가서 1929년 김좌진과 함께 한족총연합회를 조직한다.
80~90여 년 전 이들이 조국 광복을 꿈꾸며 군사훈련에 청춘을 바친
곤명시의 운남육군강무학교 교정에 서니,
역사는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란 평범한 사실이 새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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